20조 투자의 빅딜: 중국-태국 고속철도 연결, 그 속사정은?

 

점점 더 드러나는 중국의 야망: 중국-태국 20조 투자 고속철도 연결

최근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개발 소식 중 주목할 만한 것은 중국과 태국이 **약 20조 원(한화 기준, 약 150억 달러)**을 투자하여 고속철도를 연결하는 중국-태국 고속철도 프로젝트이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단순한 양국 간의 물리적 연결을 넘어, 중국의 야심 찬 경제 및 지정학적 전략을 드러내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본 글에서는 해당 고속철도 프로젝트의 내용과 함께 중국과 태국이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는 이유를 분석하고, 시간대별 투자 금액, 공사 기간, 투입된 연인원 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동남아시아를 잇는 거대한 철도 네트워크의 시작과 단계별 진행

중국-태국 고속철도 프로젝트는 중국 윈난성의 쿤밍에서 시작하여 라오스를 거쳐 태국의 방콕까지 이어지는 광대한 철도 네트워크의 일부이다. 이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带一路, Belt and Road Initiative) 구상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며,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연결성 강화를 통한 경제적 영향력 확대라는 중국의 전략을 반영한다.

태국 구간은 총 3단계로 나누어 진행된다. **1단계 (방콕 - 나콘랏차시마)**는 약 253km 구간으로, 2017년 12월에 착공되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 구간에는 약 **1,790억 바트 (약 6조 7천억 원)**의 투자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2단계는 약 356km의 나콘랏차시마-농카이 구간으로, 현재 설계 단계에 있으며 1단계 완공 이후 착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금액은 아직 정확히 확정되지 않았으나, 1단계와 유사한 규모로 추정된다. 3단계는 농카이-라오스 국경을 잇는 짧은 연결 구간으로, 라오스를 거쳐 중국 쿤밍까지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다.

전체 프로젝트의 완공 시기는 아직 명확히 발표되지 않았으나, 1단계 완공 이후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총 투자 금액은 태국 구간에만 약 20조 원(한화 기준)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야망: 경제적 영향력 확대와 지정학적 우위 확보 (투자 및 공사 기간 연관)

중국이 이 프로젝트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단순한 양국 관계 증진을 넘어선 더 큰 전략적 목표를 내포한다.

• 일대일로 구상의 핵심 축: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거대한 경제 벨트 구축을 목표로 한다. 2017년부터 개시된 태국 구간 1단계 공사는 이 구상의 중요한 진전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상품의 이동 경로를 확보하고 주변 국가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 확대에 기여할 것이다.
• 동남아시아 경제 허브 구축: 고속철도를 통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면, 중국은 이 지역의 경제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약 9년에 걸친 1단계 공사 기간은 이러한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국의 장기적인 의지를 시사한다.
• 지정학적 영향력 강화: 경제적 연결은 자연스럽게 정치적, 외교적 영향력 확대로 이어진다. 중국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역내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지정학적 우위 확보라는 전략적 목표를 지닐 수 있다. 단계별 투자 진행은 중국이 이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태국의 선택: 경제 발전과 인프라 개선의 기회 

태국 역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상당한 이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경제 성장 동력 확보: 고속철도 개통은 태국 내 이동 시간을 단축시키고 물류 효율성을 높여 경제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2026년 1단계 완공은 태국 북동부 지역 경제 활성화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낙후된 인프라 개선: 태국의 철도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노후화되어 있어 현대적인 고속철도 도입은 국가적인 인프라 개선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장기간에 걸친 단계별 공사는 태국이 미래 지향적인 인프라 구축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지 보여준다.
• 지역 균형 발전 도모: 고속철도가 방콕 외 다른 지역까지 연결되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균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각 단계별 투자는 이러한 지역 발전에 대한 태국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다.

 

함께 고려해야 할 측면: 홍콩-중국-마카오 대교의 사례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건설 야망을 보여주는 또 다른 상징적인 사례는 **홍콩-중국-마카오 대교(Hong Kong-Zhuhai-Macau Bridge, HZMB)**이다. **약 1200억 홍콩 달러(한화 약 20조 5천억 원)**의 막대한 공사비가 투입된 이 해상 교량은 총길이 약 55km에 달하며, 홍콩, 주하이, 마카오 세 지역을 연결하여 경제 통합을 목표로 2018년에 개통되었다.

그러나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개통 이후 예상보다 저조한 이용률로 인해 상당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용차 기준 통행료는 약 150 홍콩 달러(한화 약 2만 5천 원) 수준이지만,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이용률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엄격한 통행 허가 제도는 특히 홍콩 차량의 중국 본토 진입을 어렵게 하여 일반적인 자가용 이용을 제한한다. 또한 홍콩과 마카오 간에는 이미 발달한 페리 등 대중교통수단이 존재하여 높은 통행료의 대교 대신 기존 교통수단을 선호하는 이용자가 많다. 화물차의 통행 역시 복잡한 규제를 받아 물류 이동 활성화에 미흡한 실정이다. 더불어 최근 몇 년간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지역 간 이동 자체를 위축시켜 이용률 저하를 심화시켰다. 일각에서는 개통 전 교통량 예측이 실제 수요보다 과도하게 설정되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홍콩-주하이-마카오 대교의 사례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가 정치적, 경제적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으나, 실제 사용자의 편의성과 경제성을 간과할 경우 예상치 못한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태국 고속철도 역시 이러한 점을 교훈 삼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적 타당성과 실제 수요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결론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속에서 장기적인 협력

중국-태국 고속철도 프로젝트는 중국의 경제적 야망과 태국의 경제 발전이라는 서로 다른 목표가 맞물려 장기간에 걸쳐 추진되는 거대한 협력 사업이다. 중국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태국은 낙후된 인프라를 개선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 프로젝트에는 막대한 투자 비용, 기술 이전, 환경 문제 등 다양한 과제와 논란이 존재한다. 그러나 2017년부터 시작된 1단계 공사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양국이 이 프로젝트에 얼마나 큰 중요성을 부여하는지 보여준다. 앞으로 이 고속철도가 양국 관계와 더 나아가 동남아시아 전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